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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막연한 동경이었다.
내가 한가지 일을 평생 하게되지 않을거라는 것은 일찍이 알고 있었다. 전문직이나 공무원은 안중에도 없었다. 일단 직장인으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레버리지하여 사업을 일으켜보자..진부한 래파토리였다.
그렇게 12년을 쳇바퀴속에서 살아왔다. 따박따박 꽂히는 월급에 순응하며 파블로프의 개가 되었다. 그나마 다양한 바퀴를 굴려본 덕분에 조금씩 내 방향을 잡아갈수 있었다. 굴러 떨어져도 죽지는 않을거라는 자신감도 얻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이 굴레를 벗어날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혼자서 사이드프로젝트로 발버둥 쳐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바뀌는건 없었지만 그 순간 만큼은 행복했다. 한줄기 희망을 보았다.
이제 40이 되었다. 그 공포는 배가 되어 실패의 두려움을 삼켰다. 벼랑끝에 선 기분이다. 떨어져 죽을수도 있다는 두려움보다 뛸 용기조차 남아있지 않은 자괴감이 더 괴로웠다.
올해부터 만 나이로 바뀐다고 한다. 불혹을 기회로 삼아 한번 뛰어내려 보자. 다시 30대가 되면 또 안주할지도 모르니까.
So let go, yeah, let go, just get in
Oh, it's so amazing here, it's alright
'Cause there's beauty in the breakdown
Frou Frou - Let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