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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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묘미카테고리 없음 2022. 12. 9. 16:43
나는 내 미래가 그려지면 불안해지는 성향이 있다. 다시 말하면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자꾸만 새로운 상황으로 나를 내던지곤 했다. 교환학생과 해외취업을 통해 우물 밖으로 뛰쳐나왔고 커리어 shift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으로 뛰어들었다. 그로 인해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자극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여행 스타일에서도 내 성향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여행이란게 계획을 하면 할수록 선명해지기 마련이다. 리뷰, 후기 등을 검색하는 순간 여행은 뻔해진다. 그래서 나는 계획을 최소한으로 한다. 누군가는 계획도 여행의 일부분이라며 수개월 전부터 시간 단위로 일정을 짜는데 나에게는 숨이 턱턱 막히는 일이다. 정해진 일정을 완주하는 것보다 불확실한 자유가 나는 좋다. 발자국을 따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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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기준카테고리 없음 2022. 12. 4. 23:59
나의 첫 여행은 일본으로의 배낭여행이었다. 내 인생 처음으로 주체적으로 한 결정이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당시 나는 대학교 1학년이었는데 성인이 된 그때까지도 내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한 기억이 없다. 심지어 학교와 학과 선택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정확히는 내게 그런 중대한 결정을 고민할 기회가 있었는지조차 모르겠다. 내 점수로는 경영학과는 힘들 수 있으니 경제학과를 써보라는 담임선생님의 권유는 신의 한 수 였지만 그건 그가 달성해야 할 그의 목표였다. 치열한 입시 전쟁을 치르는 목적이 애초에 좋은 대학이었다. 좋은 대학에 가는 목적은 안정된 직장이었고 안정된 삶은 곧 성공이라는 무언의 전제가 깔려 있었다. 그 논리에 '나'는 없었다. 하지만 그 결정에 따르는 결과는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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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카테고리 없음 2022. 11. 26. 18:55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막막하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일주일째 제자리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려보지만 그대로다. 늙어서 머리가 굳은 것일까 아니면 온갖 근심 걱정에 생각이 갇힌 것일까. 왜 글을 쓰고 싶었더라? 갑자기 끄적이고 싶었다. 정확히는 말하고 싶었다. 언제부턴가 침묵했다. 소셜에서 관찰자로 회사에서 방관자로 침묵했다. 싸이월드 시절에는 다이어리도 썼고 페이스북 담벼락에는 낙서를 끄적이곤 했다. 대부분 헛소리긴 했지만 언제부턴가 그마저도 다물었다. 사회생활 초기엔 부당하면 소리쳤고 아니면 아니라고 했다. 그러다가 서서히 조용해졌다. 그게 언제쯤인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세상에 순응하다 보니 변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지금의 내가 원래 내 모습일지..